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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수의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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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5회 작성일 21-08-06 07:48

본문

수의 / 이명윤

 

 

이렇게 함께 누워 있으니

비로소 운명이란 말이 완전해집니다

당신을 향한 모든 절망의 말들이 내게로 와

흰 눈처럼 쌓이는군요

나는 철없는 신부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얻어 살아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자세의 천장이

지켜보는 봄날의 오후,

문밖에는 꽃과 새들과 바람이 서성이다

돌아가겠지요

 

전신 거울을 볼 수 있을까요

공원 호숫길도 궁금한 날

멀뚱멀뚱 나는 두 눈을 뜨고

거룩한 당신이었다가

우스꽝스러운 나입니다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나는 나로부터 멀리멀리 걸어가야 합니다

자꾸만 삶을 향해 흔들리는 나를 잊으려

당신을 따뜻하게 안습니다

 

그러니까 질문은 받지 않겠습니다

죽음이 슬픔을 우아하게 맞이하도록,

 

태도는 끝까지 엄숙하게,

 

계간 창작과비평2021년 봄호

 

<시인 약력>



 

2007시안으로 등단, 시마을 동인

시집 수화기 속의 여자』 『수제비 먹으러 가자는 말

<시마을 문학상>,<전태일 문학상>, <수주 문학상>, <민들레 문학상>, <솟대문학상> 수상

 

 

<감상>

죽음 앞에서 누구나 마음이 숙연해진다. 언젠가는 나도 그 길에 서게 될 것을 알기에

가끔은 공손해지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죽음으로 걸어가는 의식의 모습을

 단정하면서도 조금은 축제같은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런 시의 모습은 시인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전에 내가 알고 있던 미리 준비해 놓은 죽음은, 걸려있지 못하고 고이 보따리 속에 접혀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수의를 꺼내어 펼쳐보는 과정에서 느끼는 삶의 길과 마감해야 할 길에 대한 단정한

생각을 읽어보게 된다. 그 길로 나아가는 마지막 옷을 바꿔입고 나서야 편안한 쉼을 허락받게 되지만

정작 고인은 자신이 단장한 모습을 거울에 비춰볼 수도 없는 것이다. 죽음을 입고 누운 미래의 내 모습을

관찰자 시점으로 들여다본다면 수의를 입기 전, 내 육체가 많은 것을 걸치고 입고 또 결국에는 벗어야

할 것을 알 수 있기에 벗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다양하게도 시인의 눈은 우아함을

얘기하고 있다. 아니 멀리 걸어가야 할 죽음을 우아하게 코디해주는 진심을 엿볼 수 있다. 5연에서처럼

수의는 차가운 나를 따듯하게 감싸 안고 같이 동행할 것을 말하기에 자연스럽게 독자의 동의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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