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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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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별별하늘하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33회 작성일 21-04-29 00:03

본문

하루를 보내고

여긴 나의 방
하루를 꼬박 담아둔 곳
전등을 켜자 신선한 공기처럼 나는 벌써 들어와 있고
헐레벌떡 지친 기억들이 줄줄이 딸려온다.
나의 것들,
거의 완성되어가는 피규어 새로 산 책 말하는 스피커
나는 나의 것들과 주말을 보내고
평일엔 매일 유배를 다녀온다.
표정은 그대로인데 왜들 나이를 먹은 것 같지?
지친 기억들이 내 안에 다 들어왔다. 바깥의 기억들,
나의 것들 앞에서 퉁명스럽다.
변하지 않는 것이 더 변한 것 같은
나의 방에는 해를 따라 전시된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나 자신을 잃었다가 다시 흡수하는
하루의 시작과 끝, 그 반복 속에
나는 낯설어지는 일들이 익숙해지고 있었다.
나의 방안에서
나와 나의 기억들마저 이 방의 고요함에 잠길 때까지
나는 불을 끌 수 없고
나의 하루는 끝나지 않는다.
호흡으로 시간을 센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를 방에서 보내는 일 참 힘들죠.
시를 엮어가는 힘이 좋습니다.
좋은 표현들도 있어 눈여겨 보았습니다.
마지막행 호흡으로 시간을 센다. 공감하는 부분이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별별하늘하늘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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