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살의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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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11회 작성일 24-03-27 19:19본문
- 뼈와 살의 정사 -
몸은 바람을 타고 솟으려한다
부채 살 같은 살덩어리는 저울 앞에서 망설이며
저울 등에 올라간 순간 저울눈금이 깔깔거리고
살을 조금씩 갉아먹는 바람
탱탱한 살의 기억은 연기처럼 사라졌고
풍선의 기억을 지우려는 살의 발버둥
뼛속으로만 스며들려고 하는 살의 열정
만지면 실크처럼 부드러운 촉감
탱탱한 탄력을 지우고 납작해지려는 살의 몸부림
살과 뼈가 부둥켜안는 슬픔의 소야곡
뼈에게 철거 머리처럼 달라붙는 살의 애절함
살과 뼈의 지방(脂肪) 경계선은 무너지고 있다
더는 몸의 곡선이 이탈하는 걸 막을 수 없고
파도처럼 출렁이던 살은 공기 속으로 증발 중
살을 만지는 익숙한 손결은 도망간 살을 기억한다
살이 부풀어 오름을 외도하려는 습관
나의 식욕으로 살을 살포시 감싸고 싶어도
이미 뼈와 살이 교제중인 살의 굳은 결심
폭식으로 둘을 갈라놓고 싶은 욕망
두 마음을 교란시켜 떼어내고 싶지만
냉정하게 뼈와 살은 찰싹 달라붙어
뼈가 살을 흡수하려는 욕심은 막지 못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처럼 되어버린 몸
가끔 해골의 미소를 보는 꿈을 꾼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위와 안개의 틈, 영혼과 육신의 틈,
뼈와 살의 틈새에 낀 적요,
그러나 불어나는 육질의 꽃 때문에 점점 상승하는 정신의 수위.
잘 감상했습니다.
이장희님의 댓글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걸음 감사드려요,
예전에 살이 많이 빠진적이 있었는데
살이 잘 찌는 편은 아닙니다.
늘 건필하소서, 수퍼스톰 시인님.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 오랜 먼압니다^^
요즘 제가 발목을 다쳐서 깁스 하였습니다
뼈와 살의 정사가 불가능 하답니다
그야말로 살과 뼈가 부등켜안는 그때를 기다리며
슬픈 소야곡을 부르고 있답니다
늘 ....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우~넘 반갑습니다.
넘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잘 지내시죠!!
적당히 살 좀 있는 건 좋죠!!
난 빨래판 입니다. ㅎㅎ
늘 건필하소서, 이옥순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