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꽃 1 ㅡ파란 하늘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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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37회 작성일 23-01-18 16:53본문
[달개비꽃 ․1 -파란하늘 그리기]
함 동 진
옛날
손깍지 머리 뒤에 받치고
풀밭에 벌렁 누우면
눈이 부시도록 파아란 쪽빛 하늘
억새풀 센이삭 흰수염 달고
빤히 나를 들여다보았지요
오늘은 누가 그 쪽빛 하늘을 보았나요?
삼베 저고리 올려 말리고
골마리 흘러내리면
개구리 눈처럼 톡
튀어나온 배꼽 위에
맺혀있는 땀방울은
보석인 양 햇볕에 반짝였지요
파아란 쪽빛
하늘은 흰구름 몰고 다니며
그림동화 이솝우화보다 더 재미있게
토끼. 곰. 사자. 호랑이. 귀신. 도깨비……
변화무상한 모양은
라디오나 TV로도 흉내 내겠나
오늘은 누가 그 쪽빛 하늘을 보았나요?
소들은 왕치소 따라다니며 꼴 뜯고
초동친구들은 머루 따고 다래를 땄다
덩굴 헤집다 고개를 제치면
파란 하늘에 보리똥이
조랑조랑 박혀 있었지요
말타기 놀이하다 메뚜기 구워 먹으면
파랑 하늘이 금새 황금색
빨강색 황혼을 재촉했지요
오늘은 누가 그 쪽빛 하늘을 보았나요?
꼴망태 메고 산등성이를 내려갈 때
다시 파아란 하늘은
별빛 켜고 달빛 비췄지요
앞세운 소들은 스스로 집 찾아가고
손발 씻은 개울물에
파아란 하늘이 멈춰 있었지요
오늘은 누가 그 쪽빛 하늘을 보았나요?
오늘날
아이들이 하늘을 그린답시고
누렁하늘 검정하늘
잿빛 하늘을 그려 놓았지요
그것은 하늘이 매연에 그을려
한낮도 어두운 탓
따라서 공기도 물도 검정 색으로 변했으니
사람들은 병들어 시들시들 할 수밖에
오늘은 누가 그 쪽빛 하늘을 보았나요?
누군지 달개비풀 달여 먹고
당뇨병 고쳤다 신문에 소문을 내니
달개비가 수난을 당한다
옛날에는 논두렁 밭두렁 언덕배기에
지천으로 깔려 있던 천덕꾸러기 풀
나는 산책을 나섰다가
쪽빛 하늘을 보았지요
와아!
요정들이 색종이를 뿌려 놓았는가?
파아란 쪽빛 달개비꽃
그 옛날 파아란 쪽빛 하늘이
달개비꽃 속에 살아있네.
아이들아
달개비꽃 색이 하늘색이다
파아란 하늘 쪽빛 하늘을 모르겠거든
달개비꽃 속에서 찾아 그려라
오늘 나는
비로소 쪽빛 하늘을 보았지요.
*이 동시는, 서울로부터 13세 6.25피난살이 어린시절 전남순천 할아버님 댁에서
소에게 풀을 뜯기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993164415BB9BF2833>
달게비(닭의장의풀{2016.10.02 성환10월 066 사진/함동진
댓글목록
정민기시인님의 댓글
정민기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물러 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함동진님의 댓글
함동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동시는, 서울로부터 13세 6.25피난살이 어린시절 전남순천
할아버님 댁에서 소에게 풀을 뜯기던 때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