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遺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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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78회 작성일 18-08-09 15:12본문
유산(遺産)
유산하나 물려받지 못하고 맨손으로 서울 왔죠
막일로 생계를 꾸리며 악착같이 살았죠
돈은 얼마를 많이 버는가 보다
어떻게, 쓸 곳에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아버지 말씀이
뼈에 새겼죠
시절이 좋은 탓이죠
열심히만 하면 누구나 집도 사고 장가도 가고 풍족했죠
고향에 땅도 사고 집도 짓고 할 수 있었죠
흙과 함께한다는 것
그것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어요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오후가 더없이 아름다워요
바람을 볼 수 있는 눈
햇볕에 영혼을 씻을 줄 아는 마음
비를 맞을 줄 하는 육신뿐
물려받은 유산은 하나도 없어요
아버지처럼 두엄을 만들어 밭을 일구고
어머니처럼 나물을 깨고 양은 솥 화덕에 불을 때며 감자를 굽고
짬짬이 텃밭에서 냉이를 캐며
하루에도 몇 번씩 참 잘했다고 흥얼거리죠
주말이면 아들 내외 손주 녀석들 보고 싶다는 핑계로
불러내려 상추도 심으라 하고
토마토 섶도 올리라고 해요
물려줄 유산은 한 개도 없다면서요.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 여름음 무척이나 더웠습니다./ 농사일지를 보면 늘 적자죠.
그러면서도 벌써 20여년 농사를 지었습니다.
재산하나 물려받은 것은 없으면서
왜 농사를 짓고 있나하는 의문이 생겼죠./ 가만 보니 유산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물려준 유산이 아니면 내가 소중히 지킬 이유도 없는데
유산이기에 불볕에 숨 몰아쉬며 일을 하나봅니다.
올 여름을 이긴 사람은 모두 위대한 승리입니다.
성영희님의 댓글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흙 보다 위대한 유산도 없죠.
흙은 사람을 속이거나 배신하는일 없이
받은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돌려준다는 것
아주 어릴적부터 보아 왔어요.
행간마다 넘치는 흙향이 참 좋네요.
시원한 여름 보내세요.^^
오영록님의 댓글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ㅋㅋ 여름 잘 보내셨나요.. 성쌤~
서피랑님의 댓글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해 사시는 장모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쫑대 뽑아야 하는데,
마늘 걷어야 하는데,
유산...
시에 담긴 오시인님의 그렁한 눈빛이 보이는 듯,
잔잔하지만 참, 뜨겁습니다,
오영록님의 댓글의 댓글
오영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더위 잘 지내시고 계시죠.//
그래도 이 더위 시를 가장많이 지으시는 듯합니다
최고의 피서법이기는 하죠.
허영숙님의 댓글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흙과 노시느라 바쁘신듯 합니다
제일 정직한 수확물이니 애정이 갈 법도 합니다
다음에 한보따리 가져오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