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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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03회 작성일 22-08-22 06:34본문
콜롬보
늘 아침이었다 어제 벗어놓은 양말이 빨랫줄에 널려 있는, 뉴스가 없는 일상이었다 늘 저녁이었다 바닥을 닦은 밀대가 이미 닫은 카페의 벽에 기대어 있다 또 아침을 맞았다 카페에 가고 있었다 침묵의 문은 때로는 모르는 사람의 손잡이었다 경계는 풀려 있었고 생은 희망이 없었다 한 손은 비를 들고 한 손은 모르는 사람에게 웃옷을 내주었다 낮 뜨거운 아침은 속옷을 벗고 주문을 보냈다 행주를 쥐어짜며 탁자는 닦은 손을 보지 않았다 의자 옆은 화분이 깨져 있었다 맨발은 무심코 밟다가 피를 보았다 한 손은 그 피를 닦으며 화분 조각을 주어 담았다 어쩌면 우리는 조각처럼 퍼즐 하는 하루의 쓰레받기였다 그리고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신문, 그 속의 절망감과 고독 그리고 꿈이 난무하는 순간 피어오르는 커피 향기에 현기증만 돈다 그러는 순간 어둠이었다 또 이른 시간 누가 문을 열고 있다 검은 마스크였다 모르는 길을 나서듯 가방은 불빛을 잃는다 명품은 이별도 오래라는 것을 찻잔을 보고 알았다 그것은 콜롬보, 콜롬보의 부재와 콜롬보의 인식, 그리고 콜롬보의 계획과 콜롬보의 희망 한 줄기, 콜롬보의 폭우, 콜롬보의 가뭄, 콜롬보의 다 타 버린 한 줌의 재, 콜롬보의 폭발과 콜롬보의 크림치즈였다 꼬마김밥과 단무지를 담은 한 때의 허기를 본다 검은 마스크의 뜨거운 눈빛을 보면 몰락하고 그 변명은 하찮은 침묵이었다 빠르게 늙는 다리가 어느새 굵어만 가고 입술을 닦은 냅킨 한 장이 놓인다 검은 마스크는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셨다 구부렸던 다리를 편다 잃었던 시간을 던지며 다시 일어선다 모르는 손잡이를 잡고 다시 문을 열었다 햇살에 눈이 부셨다 찬란한 영광이었고 미치도록 그리운 순간이었다
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형님, 누님^^ 그간 안녕하셧는지요?
내일이 처서라고 합니다. 세월 참 빠르지요.
주위 가을이 보이더군요..
벌써 팔 월도 다가고 구월이 코앞이
생각하니, 달만 그런것도 아니지요.
한 사람씩 떠나는 모습보면 더욱 빠른 세월
건강하시고요....감사합니다. 형님 누님...
香湖김진수님의 댓글
香湖김진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쁜 와중에도 당번 날 잊지 않고 챙겨서 고맙구만요
한 달 금방이지요
번개보다 빠르게 치고 빠집니다
이달은 폭우에 더위에 더 멍합니다
정신 차리고 명절 맞을 준비 해야지요
안 좋은 것은 빨리 지우개로 빡빡 문지러 지워버리세요
鵲巢님의 댓글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형님 오늘 보냈습니다.^^!
명절이 다다음주네요..그러고 보니요
명절이 명절로 보입니다.
건강하시고요..형님 감사합니다.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햇살에 눈이 부셨다 찬란한 영광이었고 미치도록 그리운 순간이었다/
먹먹한 바람을 만지는 것 같다. 지극히 산문적인 언어의 배열이 지순한 시적 언어로 환유되는 것 같음.
나는 이런 미적 인식 언어의 표상을 일명 덩어리환유라고 부름 ㅎ
청도 육회 한번 먹자 !
鵲巢님의 댓글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감사합니다. 형님, 언제 한 번 날 잡아봐요 형님
청도 거기 함 가이시더......저도 맛있더라고요..
며칠 신경을 많이 써 그런지 오늘 비슬비슬 거립니다.
눈도 좀 따가운 거 같고, 건강 꼭 챙기시고요 형님
감사합니다. 정완이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