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의 아버지 > 시마을동인의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시마을동인의 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시마을동인의 시

    (시마을 동인 전용)

  ☞ 舊. 시마을동인의 시

 

신부의 아버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87회 작성일 23-10-10 09:17

본문

신부의 아버지

 

이명윤

 

 


 

  신부의 아버지가 직접 쓴 시를 낭독하고 있었다. 떨리는 목소리 사이로 봄날의 꽃가지가 흔들리고 있었고 웅성거리는 하객들의 표정이 하얗게 조명에 비치고 있었다. 그의 언어는 쉽게 의도를 드러내었고 행간의 긴장은 느슨하였으며 잦은 감탄사의 등장은 십수 년 간 익혀온 시의 불문율을 흔드는 것이었다. 또한 그의 감정은 안에서 머물기보다 밖으로 나아갔고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비유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나는 낭독이 끝날 때까지 조금도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행간마다 딸과 사위가 앉아 있고 휘둥그레 눈을 뜬 하객이 있고 침묵하는 피아노가 있고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아내가 있었다. 그가 얼마나 그의 딸을 사랑하는지 그가 자주 걷던 동피랑 언덕을 따라 당도한 이 아름다운 봄날, 이 아름다운 꽃, 이 아름다운 시간, 한 구절 한 구절을 뚝뚝 색종이처럼 곱게 잘라서 그녀의 눈에 넣어주고 그녀의 귀에 들려주고 그녀의 붉은 두 뺨에 흘려주고자 하는지 보았으므로. 모두들 일어나 뜨거운 갈채를 보낼 때, 나는 얼른 집에 가 아무도 읽지 않는 시집을 찾아 따뜻한 봄볕에 내어놓고 싶었다.

 

 

 

- 01 문학2023년 창간호

 

추천0

댓글목록

장승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윤님!
얼른 집에 가 아무도 읽지 않는 시집을 찾아 따뜻한 봄볕에 내어놓고 싶었다.

이 마음을 짐작하느라 한참을 머물고 있습니다.

안녕하시지요?

Total 809건 1 페이지
시마을동인의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09
내시경 새글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 05-06
808
번개 댓글+ 6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5-03
807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05-03
806
출근 댓글+ 8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 05-03
80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 05-01
80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30
8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4-29
802
스무고개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 04-29
801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4-28
800
봄잔 댓글+ 5
이시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4-27
799
명함타령 댓글+ 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23
798
벚꽃 피면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21
7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4-19
796
아이야 댓글+ 9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1 04-16
795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4-15
794
잠수교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 03-30
793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1 03-28
792
나이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3-25
791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3-25
790
비금의 계절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3-21
789
아해야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3-19
7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3-18
787
벌거숭이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3-14
786
구름 고향 댓글+ 4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 1 03-09
785
오늘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2-29
7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2-28
783
정월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2-24
782
목어目語 댓글+ 2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2-21
781
갓바위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2-15
7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02-05
779
싸락눈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2-03
778
고사리목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 01-26
777
모래 경단 댓글+ 3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1 01-20
776
두 사람 댓글+ 2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01-20
775
낙타 댓글+ 1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 0 01-13
774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1 0 01-12
773
비빔밥 댓글+ 1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01-08
772
희망봉 등대 댓글+ 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1-05
771
시(詩) 댓글+ 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0 01-02
77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2 01-02
769
숨과 쉼 댓글+ 8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2 12-30
768
눈 송아리 댓글+ 3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 1 12-30
767
눈 오는 밤 댓글+ 6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1 12-23
766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2 12-22
765
동백 아가씨 댓글+ 4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2 12-19
764 장승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6 1 12-13
763
맛집 옆집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1 12-12
762 허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1 12-10
761
완벽한 계절 댓글+ 3
서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2 12-05
760 성영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1 12-0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